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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100원 커피 한 잔에 인생 걸었죠”…카페 드롭탑 임문수 회장
등록일 2019-10-22작성자관리자조회수32692


“4100원 커피 한 잔에 전부를 걸었죠.”
커피전문점 ‘카페드롭탑’ 임문수 회장의 얘기다. 카페드롭탑은 올해 전국 200여개 매장의 모든 커피 메뉴에 스페셜티 블렌드 원두 도입이란 승부수를 띄웠다. 스페셜티 커피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의 커피 품질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받은 우수 원두로 만든 고급 커피를 뜻한다. 임 회장은 “연간 11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커피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며 “카페가 커피를 빼고는 얘기할 게 없더라. 커피라는 본질에 집중했다”고 했다. 카페드롭탑은 3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달 스페셜티 커피 ‘925 블렌드’를 출시했다. 지난 16일 서울 신사동에 있는 카페드롭탑 사옥에서 임 회장을 만나 국내 커피 산업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들었다.  
 
왜 스페셜티 커피인가.
“국내 커피 시장은 수요와 공급 불균등으로 경쟁이 심화하면서 대다수의 커피 브랜드가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품질을 떨어뜨리고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이 기회라고 믿었다. 역발상을 통해 스페셜티 원두를 도입해 커피의 고급화를 이룬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품질의 점진적 개선이 아닌 파괴적인 혁신이 스페셜티 커피 개발이었다.”
 
925 블렌드엔 어떤 의미가 있나.
“최상의 스페셜티 블렌드를 찾기 위해 R&D 센터에 자격 인증을 받은 커피 품질 감별사를 영입했다.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세계 소비자가 선호할만한 커피 맛을 조사했고, 1000여 종의 생두를 선별했다. 이어 각 원두가 지닌 풍미를 살릴 수 있는 블렌딩 및 로스팅 기법 개발을 위해 수천 번의 연구가 진행됐다. 925번째 테스트에서 최상의 블렌드를 찾았고, 이름으로 붙였다.”




925 블렌드는 아시아 최초 큐그레이더인 길성용씨가 진행한 커핑 테스트에서 커피전문점 1위와 2위 브랜드와 세계 3대 커피 브랜드(인텔리젠시아, 블루보틀, 스텀프타운) 중 1곳과 비교했을 때 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925 블렌드는 일반 프랜차이즈의 원두 사용량인 14~16g보다 많은 20g을 사용해 텁텁하지 않은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원가 인상이 불가피했을 텐데.
“원두 사용량을 늘리면서 예전보다 41% 정도 원가가 상승했다. 스페셜티 블렌드 원두를 도입하면서 원가는 생각하지 말자고 준비했다. 가맹점주와의 수차례 설명회를 진행해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으로 재도약하고자 하는 공감대도 형성했다. 또 상생을 핵심 비전으로 내세우면서 새로운 스페셜티 블렌드 원두 개발 비용은 본사에서 모두 부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4100원인 소비자 가격도 올리지 않으면서 고객에게 더 좋은 커피를 선보이자고도 했다. 오직 품질과 가성비에만 초점을 맞췄다.”
 
스페셜티 커피는 핸드드립으로 내려야 한다. 가맹점의 시간과 비용 투자 부담은 없나.
“925 블렌드는 사후 블렌딩 방식을 사용했다. 각각의 생두를 먼저 로스팅한 후 혼합하는 방식이다. 다수의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사후 블렌딩을 사용하면 각 생두에 맞는 로스팅 포인트를 만족하게 하는 것이 가능해 커피의 맛과 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전국 매장의 기존 에스프레소 기계로 제조해도 모든 커피 음료에서 스페셜티 원두의 맛과 향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임 회장은 건설자재 중견기업인 다도 해운을 운영하다 커피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1년 4월 론칭한 카페 드롭탑은 현재 전국 230여개의 매장이 있다. 창업 초기 광고계 블루칩인 배우 전지현 씨를 모델로 활용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왜 커피였나.  
“창업 당시 커피 전문점 전성기였다. 수많은 브랜드가 쏟아지던 시기였지만 일상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커피 한 잔으로 활력을 주는 커피전문점이란 공간에 매력을 느꼈다.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 매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창업을 결심했다. 고급화 전략으로 시장에 접근한다면 충분히 승산도 있다고 봤다.”
 
내년이면 창업 10주년이다. 계획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이다. 우수한 품질의 커피를 앞세워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다. 세계 주요 도시에서 드롭탑을 만난다면 얼마나 반갑겠나. 한국에서의 성장을 발판으로 2015년 11월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을 열었는데 이듬해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사업을 철수해야 했다. 드롭탑이란 브랜드와 925 블렌드를 갖고 현지 기업과 합작을 통해  다시 중국 진출을 할 것이다. 11월엔 몽골 1호점 오픈도 예정돼 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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